언제부턴가 오른쪽 손목이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해서 이제는 푸쉬업 같은 운동을 하거나 조금만 무리를 하면 손목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아직 병원에 가보질 않아서 손목터널증후군인지 그냥 만성적인 관절염인지 모르겠으나 뭔가 문제가 생긴 것만은 확실합니다. 장시간 안 좋은 자세로 키보드, 마우스를 사용하다보면 저처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손목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손목에 가장 안 좋은 자세는 손목이 손등 방향으로 꺾이는 자세입니다.
가끔 일어서서 마우스를 조작하거나 바닥에 앉아서 컴퓨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손목이 과도하게 꺾이게 되므로 오랜 시간 이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피하시길 바랍니다.
간단한 해결책은 팜레스트를 손목 아래에 받쳐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마우스를 약간 비스듬히 잡으면 손목에 무리가 가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마우스 사용이 손목 통증의 주요 원인이지만 키보드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키보드에는 높이 조절 기능이 있지만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키보드가 두꺼운 경우에는 팜레스트를 이용해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합니다. 노트북 거치대를 사용하신다면 별도로 키보드를 하나 장만하시기 바랍니다. 노트북을 세워놓고 타이핑하는 것은 손목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팜레스트는 기본일 뿐, 해결책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버티컬 마우스를 구매했습니다. 버티컬 마우스는 납작하게 생긴 보통 마우스를 세워놓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손목이 덜 돌아가기 때문에 더 자연스러운 손목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인체공학적이라고 합니다.
제가 처음 샀던 것은 TG삼보에서 나온 만 오천 원 짜리 유선 마우스였는데 상당히 편하게 잘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1년 넘게 쓰다보니 더블클릭 이슈 및 휠 고장이 발생하더라구요. 10만원 가까이 하는 고가의 제품은 써보질 않아서 내구성의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 원 이만 원 정도면 그리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기 때문에 1 ~ 2년 적당히 쓰고 새로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진의 제품은 삼성 무선 버티컬 마우스 SM-M1300QB이고, 3만원 주고 샀습니다. 제가 손이 커서인지 이 제품을 쓰면서 그렇게 편하다는 느낌을 받진 못 했습니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마우스를 사용하는 손을 왼손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오른손에 비해 느릴 수 있지만 계속 쓰다보면 업무에 필요한 속도는 낼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은 무리입니다. 좌우 대칭인 모양의 마우스라면 기본 버튼 설정만 변경해서 왼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왼손 마우스의 단점은 왼손 전용 제품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이드버튼 없이는 못 산다 하시는 분들은 왼손 마우스를 찾아 먼 길을 떠나셔야 합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왼손 버티컬 마우스를 사서 써본 적이 있는데 건전지가 한 달도 못 가서 죽더군요.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건전지 공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제가 정착한 곳은 바로 트랙볼입니다.
트랙볼 마우스는 손목을 움직이지 않고 고정시킨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으로 볼을 굴려 포인터를 이동하는 방식의 마우스입니다. 손목을 사용하지 않으니 손목 통증이 전혀 없고 그러면 엄지가 아픈 거 아니냐 생각할 수 있는데 반 년 넘게 사용했지만 엄지 손가락 통증은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업무 시 APM(Actions Per Minute)이 300 이상되는 분들은 좀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손목을 움직이는 것에 비해 속도나 정확도 면에서는 조금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손목이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에 대만족을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이 추천을 하고 있습니다.
손목이 아플 때 가장 좋은 것은 손목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손목에 불편함을 느끼면 스트레칭을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저는 그러면 손목이 더 아프더라구요. 손목보호대도 해봤는데 그렇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
정리해보면,
1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자. 팜레스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
2 왼손 마우스 많이 좀 만들어주세요
3 트랙볼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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